사실 스물여섯 살짜리 여자의 문제를, 스물여섯 살을 경험한 내가 왜 모르겠는가. -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사실 카트에 별로 담고 싶지 않았던 책이다.
제목에서 부터 경건한 기운을 풍기는 안읽어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알것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천주교 신자이기는 하지만 하느님을 그리 절실하게 믿는 편은 아니다.
매주 나갔던 성당도 지금은 나가지 않고 있고
필요할때만, 힘들때만 하느님을 찾는 그런 불량한 신자이다.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 
공지영 작가님이 쓰신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결국 카트에 담았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작품들 또한 잘 알려져 있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참 다사다난한 일을 많이 겪으셨다.
유명하고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되어 나와는 다른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람사는 인생은 다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기 전보다는 좀더 가깝게 느껴졌다.



생은 혼자 가는 길, 혼자만이 걷고 걸어서 깨달아야만 하는 등산로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헬리콥터를 타고 간들 아무도 그가 산을 정복했다고 말해주지 않듯이, 
그건 눈보라와 암벽과 싸워서 무엇보다 자기 앞에 놓인 시간과 싸워서 각자가 가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고독한 길이라는 걸 아시는지도...

안에 있는 사람은 나가고 싶어하고 밖에 있는 사람은 들어가고 싶어하고...
나이가 들수록 하나를 얻기 위해서 하나를 버려야만 하는 진리는 피부로 와서 전해진다.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젊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형벌이라고 나는 아직도 주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원칙과, 그것이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우리가 택할 길은 몇개 안된다는 현실과의 괴리가 괴로운 것이다.

"모든 인간은 그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괴테

"그럼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실 건가요?"
내가 묻자 그는 어두운 표정이 되더니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을 때까지 떠돌고 싶어요."

그녀는 스물여섯 살, 내가, 많은 문제가 있겠군요,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부모님의 뜻에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 바이올리니스트로 그냥 이렇게 직업을 가지고 말 것인지 아닌지, 묻자,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놀라 되묻는다. 사실 스물여섯 살짜리 여자의 문제를, 스물여섯 살을 경험한 내가 왜 모르겠는가.



이제 한살 더먹어 스물일곱이 되었지만, 나의 고민도 그녀가 했던 고민과 다르지 않다.
'결혼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 회사를 그만둘 것인가 말것인가, 부모님의 뜻을 따를 것인가 말것인가.'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나만 왜이렇게 괴로운건지, 이 고민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런데 나만 이런고민을 하는건 아니였구나. 이세상에 있는 모든 스물여섯, 스물일곱은 이런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겠구나.

수도원에 들어가 머리를 싸메고 고민하다보면 답이 나오지는 않을까?
가본적 없는 유럽을 수도원을 돌아보며 여행하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같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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