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도둑 일상





"그럴꺼면 헤어져."

남의 연애에 이러쿵저러쿵
특히나 헤어져라, 마라를 이야기 하는건 조심스러운 부분이고
당사자도 아닌 제3자가 이런 언급을 하는것은 섣부른 판단이란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코를 높혀라. 피부가 왜그러느냐. 너가 하고 있는일은 내가 하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는 친구의 남자친구 이야기를 듣는순간 나도 모르게 헤어지라는 이야기가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연애는 서로 좋으려고 하는거지. 너를 깎아내리는 그런놈을 뭐하러 만나. 당장헤어져."
그 자식때문인지 친구는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있었다. 
너가 보기에도 내가 정말 볼품없다고 느껴지냐며 전화기 너머로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사람을 곁에두면 너만 힘들어진다며 신신당부 하고 전화를 끊었다. 




회사이야기.
그만하고 싶은데 오늘도 회사이야기이다.

오늘도 역시 산더미같이 쌓여있는일들을 천천히, 그렇지만 차근차근
일개미가 먹이를 하나씩 옮기듯이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다.
'뚜벅뚜벅' 
문을 등지고 있어 누가 들어오는지 볼 수는 없지만 소리로 알 수 있다. 과장님 발소리이다. 
담배냄새가 알싸하게 퍼지고 과장님이 내옆으로 오신다.


"안녕하.."
"(말문을 가로막으며)야. 데이터빨리 띄워봐."
"네."
"(마우스로 줌올도 해보고 휠로 여기저기 돌려보면서)이거 내가 반영하라고 했지. 왜안했어."
"지금 하고 있었어요. 다른파트도 요구사항이 많아서.. 이 작업만 끝내고 반영하겠습니다."
"(아니꼬운 표정으로)니가 그렇지뭐."


'니가 그렇지뭐?'
하.. 이말을 듣는데 눈물이 또 쏟아질뻔했다. 눈물이 행여나 쏟아질까봐 화장실로 달려가고 싶은데 의자를 끌고와 내옆에 앉으신다.
과장님 얼굴을 보면 눈물이 나올것 같아서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볼이 붉게 달아오른지도 모른체 말이다.
금요일이라 룰루랄라 즐겁게 출근했는데 어깨가 축 내려간다.

과장님 입장에서는 빨리빨리 해주시길 바라실것이다. 
과장님이 바라는 속도가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내가 밟을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을 내고 있는데..
'저 열심히 하고 있다구요. 물먹을 시간도 없고, 화장실도 못가고 있어요. 
보세요, 아침에 떠다놓고 한모금도 마시지 않아서 물이 찰랑거리고 있잖아요.'

이것만 끝내놓고 과장님이 말씀하신 작업하려고 했는데.. 나도 그 요구사항 알고 있었는데.. 조금만 더 늦게 오시지..
과장님은 사근사근 자상하신 성격이 아니라 윽박지르고 다그치는 타입이다. 남자고등학교의 학생주임선생님 이라고 해야할까?
자른지 얼마안되어 뾰족뾰족한 과장님의 머리처럼 내 마음에 콕콕 박힌다.
 
익숙해 질법도 한데 이렇게 한소리 듣고나면  난왜이럴까, 왜 이것밖에 못하는것일까
자괴감, 한숨이 늘어난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저 땅속까지 내려간다.
목소리는 다시 작아지고 말끝을 자꾸 흐리게 된다.

잘한다잘한다. 칭찬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무시하는듯한 그런말씀좀 안해주셨으면 좋겠다.
과장님을 바꾸려하기보다는 내마음을 고쳐먹자. 다 잘하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는거야. 라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저런말을 듣고 나면 자꾸 위축이 된다.
결론은 내가 잘하면된다. 내가 잘하면 저런말을 듣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게.. 참 쉽지않더라.

한귀로듣고 한귀로 흘려야 하는데
반대쪽이 막혀 있는 내귀는 한쪽으로 듣고 가슴에 와 쌓인다.
그래서 일을 잘해야겠다. 오기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렇게 한바탕 내자리를 휩쓸고 가시면 내려간 자존감을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친구에게 너의 자존감을 깎아먹는 사람은 멀리하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연인사이면 헤어지기 라도 하지, 퇴사하기 전까지는 만나야하는 과장님을 어쩐다...
저를 왜이리 힘들게 하시는 겁니까ㅜ










덧글

  • 2015/01/09 23: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10 00: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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